# 스테이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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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정말 인상깊게 남아있는 최고의 PC게임.. 그날이 오면3 (Dragon Force)를 소개합니다. 93년 국내 미리내 소프트에서 제작했던 슈팅 게임으로 폭스 레인저(Fox Ranger)와 함께 국산 PC게임의 자존심을 우뚝 세워주었죠. 국산 게임이 전무하던 시절이었기에 게임계의 큰 화제였습니다.
폭스레인저는 최초의 국산 PC게임이라는 의의와 뛰어난 퀄리티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고 그날이 오면3 는 오락실 아케이드 게임이나 가정용 게임기에서나 볼 수 있던 다중 스크롤, 라인 스크롤, 확대, 축소 등의 각종 특수효과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등.. 놀라운 완성도와 게임성으로 그야말로 전설적인 슈팅 명작으로 남았습니다.
그래픽이나 게임성도 최고였지만.. 음악 역시 지금도 여러 IT분야의 사이트에서 그 추종자들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합니다. 애들립이나 사블로 듣던 FM방식의 음악도 좋았지만 롤랜드 사운드 캔버스나 옥소리 프로페셔널로 연주되던 미디음악은(GS,GM) 정말 멋졌는데.. 당시엔 애들립 카드도 장착한 유저가 많지 않았던 90년대 초반이었기에 안타깝게도 미디음악을 들을 수 있던 사람들은 극소수였습니다.
추후 게임 음악 메뉴에서 94년 옥소리 CD-ROM 번들로 제공됐던 그날이 오면3 CD에서 추출한 Roland Sound Canvas로 연주된 미디음악과 VSC(Virtual Sound Canvas)로 연주된 미디음악 그리고 애들립&사블로 연주된 FM음악 이 3가지를 모두 들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날이 오면3 는 당시 획기적으로 음성 지원이 되었는데.. 스토리 설명부터 오프닝 화면까지 어색함이 없이 꽤 오랫동안 나옵니다. 여러 게임에서도 그랬지만 음성지원은 애들립에선 들을 수 없고 사운드 블래스터를 요구했기에.. 정말 음성을 듣는다는 것은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아래는 그날이 오면3 를 처음 실행하면 나오는 미리내 로고입니다. 지금 처음 보시는 분들에게 어떤 느낌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당시엔 정말 은하수를 보는것 같은 신비로운 느낌에 마음이 평온해지곤 했습니다. 지금도 제일 좋아하는 장면인데 음악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아래의 플레이 버튼을 눌러서 한번씩 들어보세요.
(플레이어가 안보이면 미디어플레이어 옵션 파일형식에서 wma와 mp3 모두 체크를 해주세요)
애들립, 사블 FM음악 (DOSBOX FM Emulation)
Virtual Sound Canvas 미디음악 (SC-88 Pro Set)
Roland Sound Canvas 미디음악 (SC-55)
그만큼 옥프로는 대단한 미디카드였고.. 지금의 소프트신디(VSC) 역시 옥프로를 대체할만큼 훌륭하다는 것입니다^^
그날이 오면3 외에도 미디를 지원하는 여러 고전 게임에서 VSC로 미디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2008/03/14 - [Emulator의 모든 것] - 고전 PC게임의 환상적인 MIDI사운드를 즐겨봅시다 (버추얼 사운드 캔버스)
본격적으로 1스테이지를 한번 보겠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각종 특수 효과들이 처음부터 화려하게 펼쳐집니다. 지면의 빙산들이 제각기 다른 속도로 움직이고(다중 스크롤) 바닥 역시 팔레트 변화를 주어서 눈속임으로 멋지게 흘러가는 것처럼 보입니다(라인 스크롤 흉내내기) 하늘의 수많은 구름들도 제각기 다른 속도로 흘러가서 엄청난 비행 속도감과 화면의 입체감을 줍니다.
93년 초반에 PC통신 천리안에서 1스테이지만 가능한 그날이 오면3 의 데모버전이 공개되었는데 데모를 처음 플레이 했을때의 그 기억을 잊을 수가 없네요. 데모에 반해 정식판이 출시 되었을땐 정품으로 구입을 했답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지금보다 더욱 카피가 당연시되던 시절이었는데.. 정품으로 구입할만큼 돈이 아깝지 않았던 게임이었죠.
2스테이지의 지면을 보시면 각종 구조물들이 보이는데.. 화면에서 가까운곳의 구조물부터 제일 멀리있는곳의 구조물까지.. 제작기 다른 스피드로 휙휙 지나갑니다. 화면의 입체감과 리얼함을 살려주고 엄청난 스피드감을 느끼게 해주죠. 게임기에서나 가능했던 이런 효과를 PC에서 이렇게 완벽히 구현한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지면은 라인 스크롤 흉내로 멋지게 표현되는데 화면에서 가까이 보이는곳의 지면은 빠르게 지나가고 멀리 보이는 곳의 지면은 천천히 지나가는 것이지요. 이해가 안되시면 동영상에서 한번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날이 오면3 는 팔레트 변화로 라인 스크롤 흉내를 낸것인데.. 진정한 라인스크롤 효과는 스파2 에서 화면이 이동할때 스테이지의 바닥이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한번 보시면 아실것 같네요. 게임기에서 굉장히 많이 사용되는 효과입니다.
요즘 PC에선 지포스같은 3D그래픽 카드로 3D효과를 마음껏 구현하듯이 예전부터 게임기는 이런 특수 효과 구현 기능이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어서 별 부하없이 쉽게 구현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PC에서는 이런 효과를 구현하려면 엄청난 부하로 게임이 느려질 수밖에 없었지요.
그날이 오면3 는 팔레트 변화를 잘 이용하고 눈속임을 이용해 이런 효과들을 멋지게 구현했는데 이러한 이론들은 저도 당시 잡지를 통해 얻은 지식입니다. 요즘은 다중 스크롤, 라인 스크롤 같은 용어를 들을 수 없지만 당시엔 이런 용어들이 자주 쓰이곤 했죠. 디럭스페인트 애니메이션 같은 애니메이션 툴로 저도 팔레트 기법이란걸 따라해보곤 했었죠.
그날이 오면3 가 엄청난 사양을 요구했다면 이런 칭찬을 받기가 어려웠을텐데.. 286에서 완벽히 돌아갈정도로 정말 효율적으로 구현을 했었습니다. 이것이 미리내의 역량이었죠.
굉장히 깔끔하고 세련된 그래픽 역시 그날이 오면3 의 트레이드 마크입니다. 지금 봐도 멋지죠. 당시 대만에서 수많은 PC게임들이 나왔는데 대부분 조잡한 그라데이션을 사용하여 지저분하고 저급하게 보이는 그래픽이 대부분이었죠. 반면 그날이 오면3 는 명암 차이를 잘 이용해서 정말 세련되고 깔끔한 그래픽 구현을 했습니다. 루카스 아츠의 각종 어드벤처 게임 등 아름다운 그래픽을 보여 주는 게임이 있었지만 슈팅을 동경하던 저에겐 이 게임은 가뭄의 단비같은 존재였습니다.
게임내의 모든 캐릭터 디자인이 참 멋진데.. 주인공 3명의 기체는 각자 개성이 넘치며 상 하로 움직일때마다 미려한 애니메이션이 됩니다. 총알의 스피드감이나 타격감도 그 어떤 슈팅에서 느낄 수 없는 특징과 시원함이 있습니다.
시스템도 참신합니다. 에너지바를 가지고 있어서 적의 총알 한방 한방에 떨지 않아도 되고 여러가지 상황에 따라 플레이어 마음대로 선택할 꺼리들이 많습니다. 기체의 스피드를 25%부터 100%까지 자유롭게 바꿀 수 있고 (주인공마다 다름) 여러가지 무기를 게임 내내 흔하게 얻을 수 있으며 무기 변경도 자유롭습니다. 보조도 (일명.. 친구) 3종류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RPG 요소라고 볼 수 있겠는데 게임이 진행될수록 에너지바를 점점 늘려나갈 수 있으며 떨어진 에너지를 채우는 맛이 쏠쏠합니다. 특히 위기 상황에선 에너지 아이템이 나올때까지 버티는 긴장감이 있죠. 방어력, 스피드, 보호막도 주인공 3명 다 다른데 기체 스피드나 보호막은 중요한 요소라서 어떤 주인공을 선택할지 여기서 판가름이 나곤 합니다. 정기협은 가장 무난하고 제니퍼리나 지그프리드는 안정성이냐 박진감이냐..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3스테이지는 구름이나 산이 다중 스크롤 되는데.. 사막의 석양에서 진짜로 비행하는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각종 특수 효과나 화면의 색감이 참 멋집니다. 중간에 땅속으로 진입할때는 정말 지면에서 비행하듯이 주변 사물이 빠르게 스크롤 되어 리얼합니다. 그날이 오면3 는 정말 스테이지 하나 하나 심혈을 기울여 세심하게 제작한 흔적이 보입니다. 일본의 명작 오락실 게임들처럼..
애프터 버너같이 3D 효과를 이런식으로 표현한 기법도 그날이 오면3 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확대된 그래픽이.. 단순 확대로 도트가 무식하게 보이는게 아닌 일일이 다 그려넣었기에 자연스럽고 어색하지 않습니다. 큰 바위가 저 멀리 그리고 가까이에서 빠르게 다중스크롤 되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했듯이 지상 위에서 비행하는듯한 엄청난 속도감이 느껴집니다.
폭파 연출도 참 뛰어난데.. 노란색의 폭파 그래픽이 참 멋지면서도 폭파 파편이 왼쪽으로 빠르게 애니메이션 되기 때문에 비행하면서 싸우고 있다는게 실감납니다.
보스의 레이저가 사각을 이루면서 돌아가는데.. 그 멋진 효과에 빠져서 한눈을 팔다가 죽을뻔 한적이 많았을 정도로 매력적입니다. 그날이 오면3 보스들은 모두 특정 위치와 타이밍을 요구하는 공략법을 요구할 정도로 세심하게 만들었는데.. 그날이 오면4, 5 는 참 이해할 수 없는 퀄리티로 나왔죠. 그날이 오면3 멤버들의 역량을 생각해보면 그럴 수가 없는데.. 당시 미리내 소프트의 내부 사정이 어땠는지 항상 궁금하게 만듭니다.
정말 멋진 4스테이지.. 위로 좀더 올라가면 구름을 자세히 볼 수 있는데 메가드라이브 게임기의 썬더포스4 처럼 1, 4스테이지는 스테이지가 화면에 보여지는것보다 위 아래가 더 넓어서 화면의 상하 이동이 가능합니다. 구름이 사무라이 쇼다운의 한조 스테이지처럼 신비스럽게 이글이글거리는데.. 화려해 보이지만 구현 기법은 1스테이지의 빙판 지면처럼 팔레트 변화를 이용한 간단한 방식인것 같네요. 정말 획기적이고 멋진 효과입니다.
지상쪽으로 내려가면 수많은 도시의 건물들이 지나가는데 저 큼직한 것들이 전부 다중스크롤이 되다보니.. 당시 286을 사용하던 제 PC에선 약간의 느려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4스테이지의 부제가 neo-seoul attack 인데 서울이라는 생각을 하니 63빌딩이 보이는듯 더욱 몰입되더군요.
인상깊게 각인된 5스테이지.. 행성 표면의 얼음같은 것들이 다중스크롤 되는데다 행성의 표면이 신비스럽게 잘 표현이 되서 참 멋집니다. 우주 공간에선 무엇인가가 빛처럼 빠르게 휙휙휙 지나가는데.. 별똥별에 대한 환상처럼.. 그야말로 최고입니다...
MD나 슈퍼패미컴 같은 콘솔게임에 이런 효과를 쓴 게임들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만약 창작한 아이디어라면 정말 칭찬을 해주고 싶네요. 이런 효과가 콘솔 게임쪽에 있었다 하더라도.. PC게임을 콘솔 게임 수준으로 구현했던 미리내 소프트는 정말 대단합니다.
중간쯤 부터는 위쪽으로 올라가서 싸우게 되는데 올라가는 과정이 잠깐이지만 마치 놀이기구를 타는 듯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랄까요. 3스테이지의 지하로 내려가는것도 과정도 그렇지만 짧은 시간동안 이루어지는게 아쉬울 정도로 인상적입니다.
적의 버려진 기체같은것들 사이로 비행을 하면서 싸우는데.. 몇겹의 다중스크롤로 우주를 비행하는 환상적인 기분에 푹 빠집니다. 굉장한 속도로 물체들이 휙휙 지나가기때문에 엄청 빠르게 비행하는 기분이 들죠. 286 PC로 이런 효과를 즐겼다니 참 행복했었고 지금봐도 참 멋집니다.
중간에 배경이 이렇게 또 바뀝니다. 화면의 절반을 가리는 커다란 적의 기체들이 가끔씩 휙휙 지나가는데.. 덕분에 속도감이 최고로 느껴지죠. 레이싱 게임 하는것보다 더욱 좋습니다. 다른 스테이지들도 전부 개성있고 멋진 특수 효과들로 표현되었지만.. 제가 우주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이 크기 때문에 5스테이지가 아주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네요.
그날이 오면 시리즈 보스들의 특징은 전부 몇 차례의 변신을 하는 것인데 이놈은 정말 끈질기게 변신을 합니다. 당시 드래곤볼의 프리더(후리자)에게 느꼈던 정신적 충격도 크고.. 이런식으로 죽지 않고 변신을 하면 대부분 더 무서운 패턴으로 바뀌므로.. 적의 변신은 무섭습니다.
마지막 6스테이지. 전 이 스테이지를 보면 커피 우유나 캬라멜이 흘러가는듯한 기분이 듭니다. 화면의 색과 질감에서 그런 느낌이 물씬 나네요. 정말 특이하게 배경 스크롤이 되서 마치 빛의 속도로 비행을 하는 기분이 듭니다. 역시 이 아이디어가 독창적인 것이라면 정말로 대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영상에서 꼭 한번 구경해보시길 바랍니다..
마지막 보스는 5스테이지 보스보다 더 극악의 변신을 하면서 사기급의 공격을 해대지만 보스의 총알이 빗겨가는 위치가 있습니다. 그 위치를 찾는게 매번 약간 랜덤하고 힘들지만 이렇게 쉽지 않은 난이도 때문에 그날이 오면3 를 할땐 항상 긴장을 할 수 있어 좋습니다.
그날이 오면3 에서 유일하게 지적을 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스테이지가 너무 길다는건데 스테이지만 조금 짧게 했으면 참 좋았을것 같네요. 1~6 스테이지가 너무 많다는게 아니라 각각의 스테이지마다 그 길이가 너무 길다는 뜻입니다 (스테이지당 10분 정도.. 총 1시간)
엔딩을 10년이 넘게 안보다가 오랫만에 다시 보니 처음 보는 기분이 들더군요. 녹화해야 한다는 의무감 덕분에..오랫만에 PC게임에 푹 빠져 즐기다보니 참 좋았습니다. 당시 PC에선 고화질의 JPG가 활성화되기 전이었을텐데 PC로 사진을 못보던시대에 이렇게 사람 얼굴이 나오면 참 신기했습니다 (당시 PIC, GIF사진들 퀄리티가 딱 위 스샷정도의 화질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날이 오면3에 대한 소개는 이로써 일단 마칩니다. 나머지 못다한 이야기들이 많은데 앞으로 게임 음악을 소개하면서 다 풀어보겠습니다. 그리고 고전 PC게임의 환상적인 MIDI사운드를 즐겨봅시다 (버추얼 사운드 캔버스) 에서 마지막 6스테이지의 영상을 담지 못했었죠. 마지막 스테이지의 영상과 엔딩 장면도 제작해봤습니다. 짧게 편집한 영상이므로 실제 플레이 타임은 이것보다 길고 마지막 보스도 훨씬 더 오래 맞아야 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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