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와 게임에 대한 추억 #7 (VGA 컬러 화면의 충격 ①)

컴퓨터에 지포스나 라데온 같은 그래픽카드가 필요하다는건 요즘은 상식이지만.. 당시 저는 칼라모니터만 구입하면 칼라로 나오는줄 알았답니다. 학원에서 카피해온 모든 게임 디스켓에는 Simcga.com을 이용하여 CGA모드로 실행되는 BAT 파일이 들어있었는데.. 이걸 실행하다보니 제 VGA시스템에서도 항상 4색 CGA모드로 게임이 실행됐었죠.

그래픽카드를 골라야 하는 몇몇 게임의 경우는 컴퓨터학원에서 했던대로 C자로 시작되는걸 골랐습니다. 당시 I am a studient 수준의 영어를 배울때였지만 그래픽카드의 개념자체가 머리속에 없었기 때문에 colors라는 단어를 보고도 4~256 컬러모드가 나눠져 있었을줄 생각못했죠.

VGA 256컬러.. 오락실하고 똑같네 (실제론 엄청 차이가 있지만..)

그런데 어느날 아침 동생이 막 깨우길래 일어나보니 와~ 엄청난 컬러화면이.. 동생이 번호를 VGA로 잘못골라 이렇게 됐다고 하더군요. CGA도 색깔이 구분되니 그저 좋아했었는데 VGA는 완전 놀라 자빠지는줄 알았습니다. 사실 그간 CGA화면을 볼때마다 '칼라인데 웬지 그렇게 좋은거 같지만은 않네' 라는 생각은 조금은 들었지만 그래도 칼라라는 이유로 위안했었죠. 이렇게 컴 구입후 무려 3개월이 지나서야 VGA의 개념을 깨닫게 되었고.. 완전 기분이 날아가는듯 했습니다.

CGA와 VGA는 이렇게 엄청난 차이가..

추억의 피씨 스피커 음악~

황금도끼의 VGA화면은 그간 봐오던 화면에서 완전 탈피해.. 오락실과 똑같은 화면으로 변신하더군요. CGA로 할땐 XT보다 몇십배나 빨라서 잘 못할 정도였는데 VGA는 딱 오락실 속도가 나왔습니다. XT에서 번개마법이 2분이나 걸리던것도.. CGA에선 순식간에.. VGA에선 20초 정도? 우리집 286컴퓨터는 진짜 최강이구나! 하고 더욱 신나더군요.

(여담으로 1997년.. 오락실 세가게임을 에뮬레이트하는 SYSTEM16 에뮬레이터가 등장했는데.. 이걸로 오락실 황금도끼를 구동해보니 PC판과 엄청난 퀄리티 차이가 나더군요.. 또 한번의 충격이었죠..)

허큘리스..

CGA...

VGA..

사실 동생이 저를 깨웠을때 봤던 게임화면은 황금도끼가 아닌.. 고인돌의 빨간 여우 타이틀이었습니다. 뒤이어 주인공이 나무위에 누워 고기를 상상하는 장면과.. 첫 스테이지의 화면까지.. 진짜 VGA로 보는 화면은 그간 보던 CGA에 비할 수 없이 깔끔하고 아름답더군요. 개인적으로 TITUS사의 게임 그래픽 스타일을 참 좋아했는데.. 바위가 실제 바위처럼 회색으로 보여지는게.. 당시엔 진짜.. 유치원생이 색칠공부를 하는것처럼 신기하고 멋지더라고요... 하늘의 파란색도 참 멋졌고..

추억의 피씨 스피커 음악~

이때가 겨울방학이었는데.. 2스테이지의 배경은 더욱 감탄이 나왔죠.. 별이 총총 떠있는 밤하늘.. 멀리 보이는 눈덮인 산.. 락카를 칠한듯 광이나는 달.. 예술이었습니다. 17년이 지난 요즘도 2판에 오게되면 너무 멋진 배경에 섬찟 놀라며 감탄하게 됩니다. 음악도 코믹하고..

(관련글) 90년대 XT, AT의 국민게임 고인돌 - 선사시대 #2

추억의 피씨 스피커 음악~

남북전쟁은 16컬러 EGA를 지원했던 게임이지만 당시엔 EGA 데이터가 빠진 복사본이 퍼져서 CGA로만 즐겼답니다. 그래도 남북전쟁의 CGA화면은 꽤 볼만했었죠.. 몇년전 인터넷에서 EGA 데이터가 포함된 남북전쟁을 힘들게 구했는데 그래픽은 멋지지만 아쉽게도 옛 향수는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어릴때 EGA로 못해봤기 때문에 이 멋진 게임을 지금도 CGA모드로 하게 되네요..

학원에서 즐겼던 죽음의 스키도 자연의 색깔로 보니 정말 시원하더군요~ 허큘리스에서 보던 녹색이 아닌 하얀색의 눈.. 파란 하늘.. 이렇게 VGA그래픽을 알게 된 이후로 저는 그간 CGA로 게임해온것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점점 더 게임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8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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