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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상대 LEE나 KING 그리고 MR.BIG 같은 이름을 보면서 작명 센스가 없다고 생각했었지만.. 지금은 익숙해진 탓인지 잘 어울립니다. KING의 장풍은 정말 멋지고 화려했기 때문에 제가 제일 즐겨 다뤘던 캐릭터인데 지금 봐도 격투게임 사상 이처럼 통쾌하고 멋진 장풍은 없습니다. 킹에 비해 1%부족해 아깝게 밀린 JOHN의 장풍 역시(까스파~) 스파2 대쉬까지의 Ryu, Guile의 장풍과 함께 장풍의 사대천왕 이라고 생각합니다.
용호의 권은 장풍의 속도가 다른 격투게임보다 몇배는 빨랐던것이 특징인데.. 특히 KING , JOHN의 장풍은 길고 빨라서 예측 피하기를 하거나 타격기로 없앨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상대가 막을경우 연달아서 쏘면 상대는 피하질 못하고 계속 막을 수밖에 없는데 저는 이렇게 따발총 장풍으로 상대를 쓰러뜨리는것에 대단한 쾌감을 느끼곤 했습니다. 3~4연속 연발로 상대를 무너뜨릴때의 기분은 짱이죠. KING의 장풍은 JOHN의 장풍과는 다르게 타격기로 없애기가 굉장히 어려워서 최고의 후덜덜한 포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킹 오브 파이터(킹오파)에서는 참 평범하게 변했죠.
두번째로 연달아 쏘는 장풍.. 이걸 피하려고 점프를 하게 되면 점프하다 퍽~ 맞죠. 하지만 에너지가 저렇게 빈사상태가 된 상대는 반사적으로 점프로 피하려다가 죽는 시나리오로 갈 확률이 75%입니다.
연이은 세번째 장풍에 무너지는 LEE. 킹은 이렇게 기가 충만할 경우 매서운 장풍때문에 두려운 존재이지만 기가 다 떨어지면 굉장히 약해집니다. 기 모으는 속도도 전 캐릭중에 킹이 가장 느리고 그 다음으로는 역시 장풍기술이 뛰어난 존 입니다. 킹, 존은 이런 패널티가 있는게 합당하다고 생각될만큼 장풍이 멋지고 강력했죠..
LEE의 후덜덜한 (↙) (→) 공격.. LEE를 잘 다루는 사람들은 이 공격을 기가막힌 타이밍에 퍼부었습니다.
맞을 경우 이렇게 순식간에 연타 공격을 당하게 되는데 기가 충만할 수록 그 파워가 어마어마 하므로 한번 훑고 지나가면 빈사상태가 될 때도 있습니다. LEE는 스파2의 춘리와 약간 겹치는 이미지가 있었고 덕분에 방방 뛰어다니는 공격 스타일을 가진 캐릭터였는데 날아차기 공격들이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다가오는 할퀴기 공격도 압박감이 대단하고.. 넘어질때마다 지르는 여자인지 남자인지 모를듯한 비명소리가 오락실 전체에 울려퍼지곤 했었죠. 전 LEE가 여자인줄 알았는데 2에서 보니 남자더군요. 스파2 달심 스테이지 코끼리 울음소리나 리의 비명소리는 오락실 밖에서 지나갈때도 크게 들렸던 사운드중 하나였습니다.
저는 리의 밥줄인 (↙) (→) 커맨드에 약해 리를 잘 다루지 않았는데 승룡권 커맨드와 함께 이상하게 적응이 안되는 커맨드입니다. 중요한 순간에 딱딱 써줘야 하는데 필요할때 잘 안나가는 커맨드들이죠. 제 선천적인 취약점입니다.
LEE의 막강한 공격도 상대가 막으면 빈틈이 생겨 반격당하기 딱입니다. 타이밍을 잘 노리고 쓰는 사람이 리를 잘 다루는 것이죠. 킹으로 하면서 제일 까다로운 상대가 LEE와 MICKY 그리고 JOHN이었는데.. 고수들끼리 붙으면 RYO, ROBERT, TODO 뭐 하나 만만한 캐릭터가 없지만 존, 리, 미키는 항상 팽팽한 접전을 펼쳤던 라이벌 캐릭터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킹의 C버튼(벽 튕기기 버튼) 공격은 상대가 점프해올때 반격기술로 쓰면 좋습니다. C버튼에는 엄청난 버그가 존재하는데.. 상대에게 맞춰도 상대가 뒤로 밀려나지 않아 무한대로 쓸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빈틈이 존재하고 킹이 이것만 믿고 이짓만 할때 빈틈을 노려 킹에게 반격을 하느냐.. 아니면 그대로 무기력하게 당해서 열받거나.. 현피를 하느냐.. 많은 일들이 일어나곤 했죠. 이런 버그로 인해 많은 오묘한 재미를 줬던 용호의권 입니다.
몇달 먼저 나온 스파2 대쉬로 인해 같은 캐릭터끼리의 대전은 이미 경험했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같은 캐릭터끼리 싸운다는것은 항상 더 긴장되고 큰 신선함을 주었습니다. 킹의 장풍은 제 아무리 cpu라도 대단히 부담스럽기에 무조건 기를 빼앗아야 합니다.
킹은 각종 특수 기술로 마무리를 당하게 되면 상의가 찢겨나가게 됩니다. 황금성의 여자 갑옷 홀랑 벗기기.. 프린세스 메이커의 알몸 만들기.. 킹의 옷 찢기.. 이런것들은 요즘처럼 야동이나 케이블TV가 존재하지 않던 당시 성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것들이었죠 (당시엔 19금 비디오 테잎 하나 구해서 보기도 힘들었습니다)
CPU를 이렇게 이기면 웬지 뿌듯하고 눈이 즐겁지만.. 반대로 PVP시 킹으로 해서 질 경우엔 매우 수치스럽습니다.
용호의 권을 처음 오락실에서 봤을때의 장면이 이 MICKY의 스테이지였습니다. 어느 뒷골목에서 주먹질만 해대는 미키가 인상적이었는데.. 별 기술없이 단순한 기본기만 가지고 있지만 기본기가 아주 강했죠. 역시 제가 잘 못다루는 캐릭터인데 그 압박감은 참 무서운 캐릭터입니다. 리치가 길고 파워도 강해서 한대 맞으면 거의 넘어집니다.
두개의 장풍 공격도 가지고 있는데 상단과 땅으로 나가는 장풍이 가능합니다. 장풍 발동시 동작이 유달리 크고 딜레이가 길지만 모두 같은 포즈를 취하므로 상단인지 하단인지 예측하기가 어려워 장풍에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로 쏘면 이렇게 땅으로.. 테리 보가드의 파워 웨이브가 아닌 훨씬 빠르고 마치 기관총으로 땅으로 갈기는 느낌..
손으로 쏘면 위로.. 상대가 이런식으로 점프해서 피하려다간 타이밍을 잘 맞추지 않는 한 장풍에 맞기 쉽죠. 그런데 미키의 장풍은 발동 시간이 길기 때문에 큰 단점도 있습니다. 장풍을 쏘려고 포즈를 취할때 료, 로버트의 경우 재빨리 미키에게 대쉬해서 날아차기를 하면 역으로 장풍을 쏘기도 전에 미키가 당하게 됩니다. 다른 캐릭터들도 달려가서 B+C 버튼 등으로 공격하거나 하단 공격을 하면 됩니다.
이런 평범한 기본기가 미키에게는 특수 기술이나 마찬가지죠. 킹의 장풍을 유일하게 쉽게 막을 수 있는 캐릭터가 미키인데 하단 주먹으로 쉽게 없앨 수 있습니다. 미키 고수와 싸우면 저는 장풍을 쏘려고 재빨리 앉았다 일어나면서 속이고.. 상대는 아래로 주먹질하면서 점점 다가오는데.. 서로 심리전 싸움을 하느라 참 재밌었습니다. 미키가 점프시엔 킹의 C버튼 반격기도 잘 통하지 않아 꽤 까다로운 상대였죠.
빠악~ 하는 타격음과 함께 넘어뜨리는 미키의 밥줄 기술. 리치가 길고 맞으면 은근히 짜증이나죠. 캐릭터 크기를 보십시요.. 화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저 큰 캐릭터가 빡~ 하고 쳐댈때의 통쾌감은 대단합니다. 그런데 생김새와 맞지않게 미키가 넘어지는 포즈나 맞을때 내는 신음소리는 참 독특합니다.
(4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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