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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현재...../게임

컴퓨터와 게임에 대한 추억 #4 (1991년.. 드래곤볼.. 장풍.. 황금도끼.. 페르시아의 왕자)

중학교를 입학하면서 초등학교 근처에 있던 컴퓨터학원을 지나갈일이 없게되고.. 아쉽게 학원을 그만두었답니다. 하지만 컴퓨터와의 인연은 계속되었으니.. 새로 알게된 단짝친구XT를 가지고 있었죠. 학교에서 노는것도 모자라 방과후엔 집에 놀러가서.. 저희집엔 없던 드래곤볼, 공작왕, 북두신권 만화책도 보고.. 저녁땐 외화 앤드류도 보고.. 자전거 타고 놀고.. 오락실 가서 썬더포스도 하고..

당시 5~60명의 반 학생들중 컴퓨터가 있는 사람은 극소수로 몇명밖에 없었는데 전학온 이후로 만나는 친구마다 컴퓨터가 있었다니.. 공통점은 모두 오락실 다니는걸 좋아했었는데.. 게임을 좋아하니 저처럼 컴퓨터 게임에도 관심이 있었을거라는 생각을 하면 그리 신기한일은 아닌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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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집엔 학원에서 조금 해봤던 제논2가 있었는데 한 사람은 조종.. 한 사람은 스페이스바를 연타해서 총알이 완전 빈틈없이 나갔죠. 게임 중반쯤 가면 2번 디스크를 넣으라고 하는데 디스크가 없어 진행이 안되니 무지무지 아쉬웠습니다.. 요즘은 끝판 보스까지 와지던데.. 죽자마자 스페이스바를 연타하고 있으니 갑자기 에러가 생겨 못깼네요 (핑계가 아닙니다 ㅋ)

적들이 외계 생물체라 거미왕도 나오고.. 에벌레같은것도 나오는등.. 분위기가 SF틱한게 인상적이었는데 그리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거품을 모으면 돈이 생기는데.. 무기를 구입하고 업글하다보면 진짜 재밌던 슈팅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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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초딩때 우뢰매나 드래곤볼을 보면서 사람이 손에서 뭘 쏠 수 있다는게 진짜 멋져보이고 신기했는데.. 중1땐 스파2 류와 켄의 반투명한 파란 물장풍이나 가일의 빛이 나가는듯한 장풍을 보면서.. 진짜 사람이 수련하면 장풍을 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답니다 (요즘 유치원생도 요정이나 산타를 안믿는다는데)

인기 만화였던 란마1/2이 게임으로도 있었는데.. 이 게임으로 장풍을 쏠 수 있다는 친구의 말을 들으니 무지 기대되더군요. 그런데 장풍 한발도 제대로 맞출 수 없는게 마치 엉터리 게임 같았습니다. 하지만 허큘리스 화면에서 보이던 화려한 만화 그래픽과 손에서 나가는 장풍을 보며 흥분했던 기억은 잊혀지지 않네요. 요즘 많은 격투게임에서 화려한 장풍들을 봐도 감흥이 없지만.. 저땐 저 코딱지만한 장풍에 무지 흥분됐답니다.

pc판 스트리트파이터1도 친구가 재미없다고 말해줬지만.. 오락실에서 그래픽도 실사같고 장풍 한발 쏴보려고 100원 넣고 스틱을 비비는 게임인데 설마.. 라는 생각으로 해봤는데.. 디스켓 불량으로 로딩이 10분이나 걸렸고.. 장풍이나 허리케인등 몇몇 기술을 써봤으나 너무 조잡해서 실망했죠. 이 시절 장풍의 환상으로 인한 추억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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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에서 3판밖에 못갔던 페르시아 왕자는 당시엔 호락호락한 게임이 아니었죠. 제가 플레이하며 친구와 본격적으로 공략을 했었는데.. 4판 거울에서 며칠간 헤메다가 포기하려던차에.. 별 기대안하고 그냥 한번 점프해봤더니 분신이 튀어나오더군요!! 거기에 스스로 움직이기까지.. 저녁무렵 집이 컴컴하고 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말 오싹했습니다.

나중에 진행하다보면 이 분신이 자꾸 나와서 진행을 방해하는데 얼마나 밉고 무섭던지.. 그러다가 거의 마지막에 가서는 분신과 대결하게 되는데.. 분신을 찌르면 내가 죽으니 한참을 헤메다가.. 칼을 집어넣고 분신과 합체하는 법을 알았을때.. 드래곤볼에서 피콜로가 후리자를 처치하러 가다가 쓰러져있던 나메크성인 네일과 합체하는 장면이 떠오르더군요.

물약 색깔 구분이 안되어 독약을 먹어보며 외웠고.. 스테이지를 깰때마다 얼마 안남은 시간을 암시하던 모래시계나.. 잡혀있는 공주의 모습이 가끔 나오는걸 보며 지금 나쁜 마법사에게 잡혀 둘이 뭐하고 있을거라는등.. 친구와 함께 온갖 상상을 하며 진지하게 게임에 임했던 그때가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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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비어있던 오른쪽 손바닥에 캐릭터가 뜨니.. 역시 컴퓨터 메모리는 640Kb는 되야 쓸만하지~
당시 친구 컴은 전통의 메이커 삼보컴퓨터.. 640Kb메모리에 8? 10? mhz(기억이 안나네요)의 고성능 XT라서 황금도끼 2인용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황금도끼는 초고사양을 요구하던 게임이었죠. 아마도 10프레임 이하로 화면이 뚝 뚝 끊겼는데.. 우리 칼질보다 적의 회복속도가 빨라 반격당하기 일쑤였고(희안한게 우리는 느려도 컴퓨터는 정상속도입니다) 칼로 쓱쓱 벤뒤 머리 쿡쿡 찍는 기술도 안됐습니다 (PC판에선 원래 이 기술이 없는줄 알았죠 ㅎ)

마법을 쓸때나 스테이지 한판마다 디스켓을 여러번 갈아끼워야 했고.. 할아버지가 마법을 쏘면 디스켓 갈아끼우고 로딩하는 시간을 빼고 순수하게... 번개 지나가는데만 2분.. 여자는 1분 정도 걸렸죠 (친구랑 돌핀시계로 재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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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에선 1인용밖에 안되는데다 이 친구 컴보다 더 느렸던 탓에 끝판까지 못가봤는데.. 친구집에서 처음으로 왕을 죽였더니 오락실에서 못보던 추가 스테이지가 나오더군요! 엔딩을 예상하다가 생각지도 못한 이상한곳이 나오니 어리둥절 했었죠.. 시작부터 분위기가 으스스했는데 스테이지 끝의 최종보스는 정말 XT에서 최악의 보스였습니다.

우리가 왕에게 맞아 넘어지면 왕이 우리의 마법을 쓰는데.. 또 디스켓을 갈아끼워야 하는 사태와.. 할아버지 마법이 걸리면 2분 이상의 기다림.. 워낙 게임이 느린탓에 안 맞기란 힘들었고 아무리 잘해도 5번 이상은 넘어졌을겁니다. 왕에게 맞는 사람은 구박을 당했죠.. 이렇게 힘들게 왕을 깨고나면 한.. 3시간... 그래도 무지 재밌었네요.



(VGA모드로 해본 황금도끼 추가 스테이지.. 스틱만 쓰다가 오랫만에 키보드로 하니 어렵더군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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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로 쥐 잡아먹는 게임도 가끔 했었네요. 지금 해보니 무지 어렵던데.. 인내심을 가지고 하다보니 당시 생각이 나면서 재밌더군요. 게임이 무지 단순하고 어려워서 학원에서 점수내기용으로 주로 즐겼던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친구 집에선 한번도 안해봤었나.. 가물가물 하네요. 이 게임은 아시는분 많지 않을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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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를 피해가며 건물 꼭대기까지 피자를 배달해야 하는 피자배달 게임.. 피자를 손에 든채로 덤블링하고.. 구르고.. 과연 피자가 무사할지 의심스러웠는데.. 정말 재밌었죠. 토끼가 바주카포를 들고 다니고.. 전화로 시한폭탄을 터뜨리는게 마치 만화영화를 보는듯 코믹한 게임이었습니다. 토끼한테 무자비하게 당하는 주인공이 불쌍했죠 ㅎㅎ

이 게임도 학원에서? 친구집에서? 했는지 헷갈리는데.. 몇몇 게임이 이렇게 기억이 가물가물한건 슬픈 일이네요. 도미노 피자에서 홍보용으로 만든 게임이라고 하는데 홍보용 치고 대단히 게임성 뛰어나고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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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배구는 다른 친구집에서 봤었는데 당시 감자와 공이 움직일때마다 뒤에 잔상이 혜성 꼬리처럼 쭈~~~욱 남던게 기억납니다. 친구는 컴퓨터가 너무 빨라서 그렇다고 하던데.... 나중에 제 AT VGA로 해보니 왜 잔상이 하나도 안보이던지.. 이 시절에 제가 배구에 관심을 가졌더라면 마낙길 선수의 활약을 볼 수 있었을텐데.. 배구에 관심이 없었죠. 이 친구 집에서 스트라이더 비룡같은 게임을 보고 진짜 컴퓨터가 갖고 싶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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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US의 선사시대는 단짝친구와 함께 삼총사였던 다른 친구 집에서 해봤던 게임인데.. 화려한 그래픽과 캐릭터가 마치 오락실의 아케이드 게임을 보는것 같았죠. 첫 인상이 무지 재밌어보여서 잊을 수 없는 게임이고 제겐 고인돌보다는 선사시대라는 이름이 익숙하네요. 스페이스바가 망가질 정도로 눌렀는데(그땐 왜 그렇게 키보드를 쎄게 쳤었는지 ㅎ) TITUS사의 게임은 재미하나는 보장됐었죠.

이 친구 집에서 노루표 그림도 봤었는데.. 미국 스타일로 2가지 장면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태어난 이후 처음 봤던 노골적인 영상이었답니다. 동물이 나와 조금 쇼킹했었죠...

(5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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