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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현재...../게임

컴퓨터와 게임에 대한 추억 #17 (1993년.. 최강 업그레이드 삼국지3)


고해상도 애니메이션 삼국지3 오프닝 (플레이버튼 클릭)

뒤늦게 접한 삼국지2를 닳도록 즐겨 서서히 질려가려던 무렵.. 어느날 게임 잡지에서 삼국지3의 등장 소식과 스크린샷을 보며 설레였던 기억이 나네요. 프린세스메이커1 이후로 두번째로 접하는 640x480 고해상도 그래픽에.. 유비, 관우, 장비등 장수들의 얼굴이 더욱 디테일해지고.. 게임에 등장하는 장수들의 숫자도 2탄보다 더욱 많아졌다는 엄청난 소식들...

이런 삼국지3에 대한 기대치는 오락실에서 스파2 대쉬가 나오기 전의 기대치나.. 우뢰매 3탄이(2탄이 워낙 명작이었기에) 나오기 전의 기대치와 비교하면 적절할것 같습니다. 지금도 삼국지는 10탄을 넘어 계속해서 나오고 있고 이런 최신작들을 재밌게 즐긴 분들도 있겠지만(저도 9탄 재밌게 했죠) 2, 3탄의 그 최강포스를 가진 작품은 없다는데에는 대부분 의견이 일치할 것입니다. 그렇다보니 이젠 삼국지에 대한 관심도 무덤덤해져서.. 나오면 또 나오나보다....




중2 겨울방학중... 어느날 삼국지3를 구했다는 친구의 말에 설레이는 마음으로 친구집에 달려가 삼국지3와 구동시 필요한 일본 도스(도스v)를 카피해왔었죠. 그리고 발에 날개가 돋힌듯 집까지 2배속으로 뛰어왔는데.. 당시 서울에 눈이 많이 내려 동네가 온통 눈 천지라 괜시리 기분좋고 미끄러질뻔하던 장면들이 제 머리속에 뚜렷하게 이미지로 남아있네요.

집에 들어와 디스켓을 넣어 도스v라는 생소한 OS도 구경해보고.. 삼국지3를 실행하니.. 좀더 밝아진 주황색 KOEI 마크북소리.. 우와... 이어서 글자가 움직이면서 뒤에 배경 그림이 벽화를 보듯 나타났던 오프닝은.... 정말 3탄 답더군요.




삼국지3는 640 고해상도의 장점을 살려서 중국 맵 전체를 2편보다 더 세밀하게 표현하였는데.. 큰 도시, 작은 도시가 구분되고.. 도시간에 길이 연결되어 있는등.. 디테일하고 세련된 그래픽은 2보다 대폭 업그레이드가 된걸 느끼게 해줬습니다. 메뉴도 더 늘어나 전쟁시 중요한 병사들의 '사기' 도 생겼고.. 외교나 개발에서도 많은 항목들이 추가되었죠. 음악도 2와는 약간 다른 느낌이었지만 역시 좋은건 여전했고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중독성 또한 두말할것 없었습니다.



저런 허접떼기 군주의 쫄짜들은 가차없이 목을 베어버려라~

당시엔 국내에서 삼국지3의 공식 발매가 안됐었기 때문에 일본판을 구해야만 했었는데.. 그래서 일본어를 위해 도스v로 부팅을 해야만 했던것 같네요(정확히는 모름) 하지만 pc통신에서 삼국지 팬들이 이미 한글패치를 만들어 배포했기 때문에 저는 처음부터 한글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영문으로 즐겼던 삼국지2와 다르게 삼국지3는 한글로 즐겨보니 완전~ 몰입되고 훨~~~~씬 재미있더군요. 영화를 볼때 더빙으로 보는것처럼 정말 몰입 짱이고 재밌었습니다.

특히 외교시 한글로 대사가 나오는게 신기하고 재밌었는데.. 뭐 할때마다 군사가 옆에서 조언이라고 조잘대는게 좋더군요. 군사말에 안따르면 충성도도 내려가는것 같아서 똑똑한 제갈량이 필요했죠. 몇년뒤 삼국지2도 한글판이 출시되었는데 영문판으로 했을땐 막 넘겨서 신경안썼던 대사들이 한글로 보니 확확 와닿는게.. 한글의 힘은 생각보다 대단했습니다.



삼국지2 타이틀에 나왔던 용과 호랑이가.. 더 디테일하게 그려진게 시작부터 설레이게 만들던 삼3

3에서 또 달라진건 신군주나 병사들을 좀 더 다양하고 디테일하게 자기가 원하는 능력치나 얼굴로 만들어 등록해 놓을 수 있다는 점이었죠. 덕분에 신군주를 본격적으로 제대로 활용할만 했습니다. 저는 군주의 이름은 제 이름으로 만들고.. 허접떼기 쫄병들은 친구들의 이름을 썼었죠 ㅋㅋ 지금처럼 한글화된 게임이 없었을 때였기에(저는 삼국지3밖에 생각안남) 한글로 제 이름이나 친구들의 이름이 나오는걸 보면 정말 신기하면서 웃겼습니다.

전 무력을 중요시해서 여포, 관우, 장비와 싸울만한 수준인 100으로 만들길 좋아했는데.. 삼국지3는 전쟁으로 상대방의 다양한 아이템을 뺏을 수 있어 무력을 100이상으로도 높일 수 있었죠. 군주가 장수들에게 아이템을 줘서 충성도는 물론 장수들의 능력치까지 높일 수 있다는점 역시 큰 매력이었습니다. 적토마, 청룡언월도... 아이템의 종류도 더욱 많아졌죠.



쌤군... ㅋㅋㅋ

삼국지2의 게임성을 거의 그대로 이어받은채 많은 부분에서 업그레이드 되었던 삼국지3는.. 전투시에도 삼국지2의 전투시스템을 기반으로 장점들은 그대로 전수받은채 여러가지면에서 더 효율적으로 변했습니다.

필드가 세련되어졌고.. 낮, 밤, 날씨등이 화면 전체에 그래픽으로 구현되었고.. 숫자로 나오던 병력이 길거리에서 파는 꿀과자모양 그래픽으로(이건 좀 불만족 ㅋ).. 합동공격시 모든 부대가 한번에 공격을 하게되어 2보다 시간 절약.. 보병, 노병, 강노병, 기마병등 다양한 부대를 구성할 수 있는점.. 수상공격(배를 타고 수상전을 할 수 있는 지형이 있죠).. 각종 계략이나 장수들의 정보등을 볼 수 있어 정말 거의 흠잡을게 없었습니다. 굳이 흠을 잡자면 성문부수는 지루함 (좀 뜬금없지만 삼국지4는 성문만 부수면 무조건 전투가 끝나고 승리하던게 생각나네요... 다 재밌다가 그거때문에 접었던..)



유표 뭥미??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흥분됐던건 일기토였죠! 그간 이 추억시리즈에서 게임내 애니메이션만 보면 참 신기했다고 언급을 많이 했었는데.. 게임잡지에서 본 삼국지3 일기토 스크린샷은 어떤 게임보다 기대가 컸습니다. 막상 해보니 기대와는 약간 다르게 조그만 캐릭터가 움직이는 것이었지만 정말 짱짱짱!이더군요. 삼국지3 하면 지금도 일기토가 어떻게 표현되었을것인가 기대하던게 제일 떠오릅니다. 2에서는 전투력이 높은 장수가 높은 확률로 이겼는데.. 3는 조금 완화되습니다.

그리고 2에서는 전장에 들어오자마자 제일 처음에 딱 한번 일기토를 할 수 있었지만... 3는 적과 붙어있으면 언제든 일기토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었죠... 대신 깍인 체력은 그대로 유지되어 너무 무력만 믿고 대들다가 죽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래 플래시 영상에서 그런 과정을 담아봤습니다 (조운 주목 ㅋㅋ)

또 전투력 낮은 놈이 싸움도 안해보고 시작부터 도망가다 뒤통수 크리맞고 한방에 진다던가.. 잘 싸우다가 도망가서 뒤통수크리 맞는.. 이런 상황은 당하는 입장에서 분통터지게 만들기도 합니다. 전 전투력 90대인 장수들에게 관우, 장비같은 유니크 캐릭터들이 지는것도 용납이 안되서 한번이라도 지거나 하면 바로 전투직전에 세이브한걸 로드하곤 했었죠. 다른 게임들은 안그러는데 오직 삼국지에서 만큼은 이상하게 완벽하고 싶어했던 제 잘못된 습관...




조운 vs 황개 (음량이 약간 크니 음량을 조금 줄이고 플레이버튼 클릭)




체력 떨어진 조운 vs 우와앗~ 필살기를 쓰는 태사자 (플레이버튼 클릭)




듣보잡 vs 싸움에서도 머리 잘쓰는 방통 (플레이버튼 클릭)




문관은 싸움하면 안된다는 교훈을 담아봤습니다 (플레이버튼 클릭)

삼국지3도 쓰다보니 엄청난 분량이 되버려 이정도로 간단히 맛보기만 해야겠습니다. 함께 소개하려던 게임들도 다음부로 미뤄야겠네요. 2탄이나 3탄이나 워낙 각자만의 색깔이 뚜렷해서 우열을 가늠할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더 좋아하는걸 고르라면.. 이 시절 이런 기쁨들을 느끼게 해줬던 3탄에 손을 들겠습니다. 이 시절 KOEI의 삼국지2, 3.. 그리고 오락실에 있던 캡콤의 천지를먹다1, 2 그리고 이문열의 삼국지... 진짜 당시엔 삼국지 열풍이 안 불수가 없었죠.

(18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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