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억......현재...../게임

컴퓨터와 게임에 대한 추억 #19 (고인돌2, 케이브맨 닌자.. 원시인 아케이드 게임)

오락실처럼 배경이 여러겹으로 움직였던.. 최첨단 아케이드..

케이브맨 닌자(Caveman Ninja)도 정말 재밌게 했었습니다. 오락실의 죠 & 맥을 PC로 이식한 게임인데.. 보통 게임기나 PC등으로 컨버전을 하게되면 아무리~ 충실히 이식한다고 해도 많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죠. 그런데 이 게임은 놀랍게 오락실과 완전!!!! 똑같았습니다. 오락실판 프로그램 소스를 그대로 PC에 Ctrl+V 해서 갖다 박은듯한 환상의 컨버전이었죠.



넋을 놓게 만드는 폭포의 연출..

오락실 게임들은 그래픽적으로 퀄리티가 월등하게 높았던걸 생각하면 이 게임의 완벽 컨버전은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고퀄리티를 자랑하는 PC게임들이 서서히 EMS메모리를 요구하기 시작했던만큼 이 게임도 EMS메모리가 없으면 실행조차 안됐죠. EMS를 만들려면 EMM386을 로딩해야 하는데 286에선 불가능했습니다..

그간 추억시리즈를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저는 오락실에 있던 게임이 PC로 컨버전되면 사죽을 못썼기에.. EMS메모리를 띄우려고 온갖 방법을 강구했죠. 과거 허큘리스에서 VGA게임을 돌아가게 해준다는 SIMVGA 짜가처럼 EMM286.EXE 라는 짜가 프로그램도 있었는데 어떻게 EMS를 띄워 즐겼던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기억이 안나네요. 486을 갖고있던 친구집에서 즐겼던 기억과 나중에 업그레이드한 싸이릭스486으로 재밌게 즐겼던 기억만 확실하게 납니다.




이 게임은 실행이 어려웠던만큼 오락실처럼 배경이 다중스크롤이 되는등 눈을 즐겁게 해줬죠. 식인식물의 팔도 다관절로 움직이는게.. 솔직히 다관절이 특별한건지 잘은 모르겠지만 당시 게임잡지의 폭스레인저2 리뷰였는지.. 폭스레인저2 광고였는지.. 보스가 다관절로 움직인다고 자랑했었기 때문에 당시 이 식물의 다관절 팔은 범상치않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PC의 한계를 고려해서인지 오락실보다 다중스크롤 되는 개체의 수가 적었는데.. 예를들면 3판의 구름과 지면까지 PC에서는 3중으로 스크롤되지만 오락실은 9중으로 정신없이 지나가죠. 이런 약간의 다운그레이드는 있었지만 저같이 게임하면서 배경 구경하는 재미로 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잘 모릅니다.




PC판...

제 컴퓨터에선 위 영상보다도 좀 더 뚝 뚝 끊겼는데.. 화면이 끊겨 컨트롤이 힘들어도 적들은 정상속도로 움직이니 더 어려웠습니다(PC판 황금도끼처럼) 나중에 펜티엄으로 업글하니 오락실처럼 완전 부드럽게 돌아가는게 같은 게임인데도 훨씬 쉽고 재밌었죠. 오락실 게임을 PC로 공짜로 즐긴다는 생각에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느꼈었고 그만큼 오락실과 똑같았기 때문에 지금 MAME로 플레이를 해도 쉽게 원코인 클리어가 가능합니다. 엔딩이 3개..




이 시절 고인돌2도 나왔는데.. 고인돌 시리즈와 케이브맨닌자는 비슷한 배경의 선사시대가 생각나 항상 함께 떠오릅니다. 고인돌 1탄이 워낙 유명했던 게임이라 더욱 기대가 컸는데.. 정글의 아침을 묘사하는 듯한 사운드와 타이틀 화면은 설레이는 마음이 들기에 충분했지만.. 그래픽 스타일이나 느낌은 TITUS의 이전작들과는 약간 다르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본 게임에 들어가니.. 오락실 게임처럼 배경도 기본으로 다중스크롤이 되고.. 마계촌 패러디나.. 소닉처럼 흩뿌려지는 뼈를 모으면 생명유지와 연관된 점이나.. 망치 소년처럼(Hammerin Harry) 몽둥이가 커지는점 등 오락실의 여러가지 명작 게임들의 컨셉을 적절하게 패러디한게 느껴지더군요. 이전 작품들보다 더 코믹 발랄해졌고 스케일도 커졌지만 고인돌 1탄에서 느껴지던 그 뭐랄까... 저만 그런건지도 모르겠지만 서정적인 분위기낭만이 느껴지지 않아 아쉽더군요. 패러디도 좋지만 타이투스 게임만의 색깔이 느껴지지 않는것 같았고요.

2탄이라 분위기가 달라지는게 당연하지만 무엇보다 별로 끌리지가 않았습니다. 어나더월드, 미래전쟁은 첫 장면에서 며칠간 삽질해도 꼭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는데.. 이 게임은 자연스럽게 안하게 됐던걸 보면 저와는 인연이 아니었나봅니다.



90년대중반 최첨단 오락실 게임

90년대초 대만 pc게임

음악도 이전 작품들의 깔끔한 FM음악과 다르게 어디서 녹음한듯한 음악이었는데 정글 배경과 잘 어울리기는 했지만 웬지... 이 시절쯤부터 재즈잭래빗이나 OMF같은 많은 게임들이 이렇게 어디서 녹음해온듯한 실제를 표방하는 사운드를 많이 썼었죠. 하지만 저는 답답한 음색을 싫어해서인지 이런 스타일로 제작된 음악들은 뭔가 좀 아쉬웠습니다. 이 시기는 참 애매한 과도기였던것 같고 나중에 툼레이더1 같은 게임에서 음악시디나 고퀄리티WAV를 재생하는 방식이 혁명적이었죠 (어쩌면 둘다 같은 방식인데 90년대 중반엔 사운드카드가 44.1Khz 16비트 시디음질로 재생을 못했나요? 전 잘 모릅니다...)

그래픽쪽에서도 같은 예로 90년대 중반부터 오락실에선 위 보글보글처럼 실제 사진같은 그래픽을 사용하는 게임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건 뭐 병... 그야말로 최악이었죠. 명색이 90년대 중반의 오락실 게임이.. 1990년에 나온 대만 pc게임의 허접 그래픽스타일을 추구한다니.. 시대를 역행하는듯 했습니다.




사실 이건 순전 제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생각이지.. 이 시절의 그래픽이나 음악은 이것만이 옳다.. 이 게임은 재밌다.. 재미없다.. 라고 평가내리는게 아닙니다. 제가 무슨 그런 자격을 가진것도 아니고요. 사실 이 포스트를 위해 붙들고 해보니 옛날과는 다르게 역시 아케이드는 타이투스~ 라는 말이 나올만큼 재밌더군요. 1편의 포스만큼은 아니지만 인기도 많았죠.

이렇게 딸랑 원시인 게임 두개만을 다루고 끝내기에는 뭔가 내용이 부족한듯 해서.. 고인돌2 하면 생각나는 이 시절 학창시절 이야기를 꺼내볼까 합니다. 인터넷 네티즌들이 즐겨하는것처럼 저도 오늘만은 누군가를 신나게 한번 까보고 싶네요.

이 시절 소문난 악질이었던 제 중3 담임.. 매일 학생들을 패는건 기본이었고 공부 못하는 애들 복도에서 쉬는시간마다 엎드려 뻗쳐를 시켜 다른반 학생들의 구경꺼리를 만드는등 진상중에 진상이었죠. 학기초 하루마다 과목을 바꿔가며 예를들면 영어책 한 단원을 통채로 외우게 해서 밤8~9시까지 집에 못가게 하곤 했는데.. 1년 내내 그러지 않았다는 사실에 지금도 안도의 한숨이 나옵니다. 사람이 영어책 한 단원을 토씨하나 안틀리고 줄줄 외울 수 있더군요....

1년동안 학교가는걸 싫어하게 만들고 친구들끼리 '제발 오늘 오다가 교통사고나 나라' 라는 끔찍한 이야기를 나누게 만든 그 담임에게는 선생이 제자에게 주는 정같은것도 느낄 수 없었는데.. 졸업하는날 까지도 '그래도 니 나땜에 성적은 좀 올랐잖냐' 라는 쌩뚱맞은 작별인사를 하더군요. 고등학교 가서 열심히 하라는 말을 해도 모자랄판에 누가 뭐랬다고 알아서 변명을 하는지... 그 선생 때문에 기계적으로 공부해 내신을 쬐금 올랐지만 공부에 대한 끔찍한 기억만 남아 고교입학시 연합고사는 반 오십몇명중 44등으로(--v) 입학했었죠. 생애 최악...

고등학교에 올라가니 체조선수 포스의 한 덩치하시는 담임선생님이 이 등수를 제게 보여주며.. 별 나무라거나 간섭하지 않은채 무언의 눈빛만 주셨는데.. 이 느껴졌었죠. 덕분에 첫 모의고사에서 7등이라는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고.. 고1 시절은 지금도 좋은 기억들만 남아있습니다. 아이러니한건 이런 선생님을 둔 우리반은 처음 시험에서 꼴찌를 했다가 그 다음부턴 1등을 유지했고.. 중3시절 담임의 클론판 선생이 있던 옆반은 꼴지만 했습니다. 매일 옆반 아이들이 담임에게 달달 볶이며 복도에 벌서고 있는걸 보면서 하교했는데.. 중3시절이 떠오르더군요.

1등, 꼴지가 중요한게 아니라(전 티비에서 선생이 '그럼 다음에도 또 일등하는거다~' 라고 하는 광고나.. 대한민국이 뭘 안했으면 어느 분야에 일등이 되었겠습니까? 이런 광고들 증오합니다) 어떤 방법이 진정한 교육인지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중3 시절을 최악의 기억으로만 꽉꽉 채워준 그 담임은 몇년전까지 악몽마다 꼭 출현했는데.. 그 시절에 접한게 '바로 이 고인돌2' 라서 더 기억이 안좋은것 같네요 ㅋㅋ

포스트 내용이 마음에 드시면 rss로 구독하세요 ->